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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체적인 삶이란, 크리에이티브 클래스
    후기/책 2020. 1. 16. 09:55

    크리에이티브 클래스(오치아이 요이치, 2018, 민음사)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삶을 위해 대기업과 공무원을 꿈꾼다. 하지만 경쟁에서 이겨 그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수 밖에 없다. 단순히 '평범한', '안정적인' 삶을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것이 합리적일까?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목표를 쫓아야 할까? 저자는 그 답을 '크리에이티브 클래스'에서 찾는다.

     

    크리에이티브 클래스란 무엇일까? 

     

    미국의 사회학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전통적인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외에 '크리에이티브 클래스'라는 새로운 계층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창조적 전문성을 지닌 지적 노동자'를 의미한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이들은 '독점적인 지적 자원'을 보유한 까닭에 주식이나 석유 같은 물리적 자본을 가지지 않고도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본다.

     

    또 미국의 경제학자 레스터 C. 서로(Lester Carl Thurow)는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에서 앞으로의 자본주의는 '암묵지'(암묵적 지식)가 중시되는 세계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지식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식이 자본이 되지만, 그렇다고 몬든 지식이 자본의 될 수는 없다. 경험과 학습에 의해 몸에 쌓인, 언어 등의 형식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암묵지'를 가진 사람만이 이를 자본으로 삼아 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크리에이티브 클래스를 '대체 불가능한 전문적인 암묵적 지식을 가진 계층'이라 정의하며, 주체적으로 살기 원한다면 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의 노동이 기존의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가 아니라 새로운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질 것으로 본다. 한 쪽은 동기를 갖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주체적인 인간, 그리고 다른 한 쪽은 컴퓨터의 지시를 받는 '고성능 로봇'으로서의 인간이다. 여기서 인간은 낮은 임금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반복적인 업무'를 하거나, 인간을 상대하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둘에 포함되지 않는 '톱니바퀴'로서의 제너럴리스트 화이트칼라는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 말한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주체적인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컴퓨터가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하게 되더라도, 컴퓨터에게는 동기(Motivation)가 없다. 다시 말하면, 동기가 없는 인간은 컴퓨터보다 나을 것이 없게 된다는 말이다. 동기가 없는 사람은 기계가 시키는 대로 일하고, 즐기게 된다. 스스로의 목적, 동기가 있는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쪽에 남을 수 있다. 플랫폼을 즐기며 사는 삶이 나쁜 건 아니지만, 강한 동기가 없다면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없다.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적 생산을 하는 쪽에 위치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플랫폼에서 자신을 차별화할 수단을 궁리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에서 벗어날 '사고 체력'을 갖추어야 한다. 얻은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이런 능력은 생각한 것의 의미를 '언어나 구체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려는'노력을 통해 길러진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사고체력이 있는 인간'이며, 이런 능력이 외국어나, 프로그래밍 능력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가치를 만드려면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와, 스스로 문제를 찾는 연구를 구별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어떤 연구를 할 지, 어떤 전문가로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할 때 막연히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는 결정하기 어렵다. 해결하고 싶은 '작은 문제'를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저자는 다섯 가지 질문으로 맥락을 구체화 할 수 있다고 한다.

     

    - 그것은 누구를 행복하게 하는가?

    - 지금까지 그것을 해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 과거의 무엇을 계승한 아이디어인가?

    - 어디로 가야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가?

    -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은 다른 사람이 달성하기 어려운 것인가?

     

    또한 세계를 '완성된 시스템'으로 생각해서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해 세계를 바꿔 나가고 싶다면 세계를 움직이는 것이 인간임을, 나아가 그 인간의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를 프로그래밍하는 설득력 있는 논리이며, 이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되는 것이다. 이 능력을 기르기 위해 항상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위의 질문을 통해 맥락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초보자적 아이디어를 누군가의 전문성이 해결해 줄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초보자적 아이디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전문성이 필요해질지도 모른다. 그때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신경쓰는 '해결하고 싶은 작은 문제'를 결정하고 그 주변을 깊게 파고드는 자세, 많은 사람의 관점에서 문제를 발견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플랫폼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만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강한 동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었다. 스스로의 행동에 맥락을 부여하는 연습을 통해 '사고 체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사소한 문제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해결할 수 있을지,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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